“국제청소년합창페스티벌”, 말만 들어도 합창에 관심을 가진 시민이라면 마음은 벌써 외국의 수준 높은 합창단에 대한 호기심과 우리지역의 활발한 연주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셀라소년소녀합창단, 그리고 연주회가 거듭할수록 눈부신 발전의 행진을 멈추지 않는 시립청소년합창단의 현주소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터이다. 이는 작년 “국제청소년합창페스티벌”에 초청되었던 합창단들의 감동적인 연주에 기인한 학습효과에 대한 신뢰일 것이다.

첫 무대를 장식한 한국셀라소년소녀합창단은 국내외 크고 작은 연주만 180회에 이르고 있어서인지 무대매너가 세련되고 단아하다. 그리고 그런 모습만큼이나 맑고 고운 음성이 우리의 눈과 귀를 집중케 하는 힘이 있다. 국악기와 어우러진 정선아리랑, 춤과 어우러진 강강술래는 소년소녀합창단으로서는 어려운 곡을 많은 연주경험으로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진 무대에서 폴란드의 요한바오로Ⅱ가톨릭대학합창단은 무반주합창으로 첫 곡을 열면서 나오는 볼륨이 우리를 압도한다. 기교를 배제한 채 합창의 기본에 충실한 연주는 성가를 더욱 성스럽게 하는 깊이가 있다. 반주를 곁들인 곡에서도 합창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기본을 고집하고 있어 오히려 현대합창의 이단아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세 번째의 캐나다 해밀턴어린이합창단의 무대가 연주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다양한 형태의 무대연출과 마치 화음에 색깔을 입힌 듯한 하모니의 앙상블, 그리고 흉성과 두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발성테크닉이 현대합창의 방향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무대였다면, 마지막으로 등장한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은 격이 다른 청아하고 정제된 투명한 소리로 청중에게 한여름 밤의 더위를 씻어 낼만한 청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여성합창과 남성합창 그리고 두성과 흉성의 대비를 극대화 시키며 이뤄내는 혼성합창의 세련된 앙상블은 합창의 기쁨을 흠뻑 젖게 하는 값진 무대로 평가하고 싶다.

이번 “국제청소년합창페스티벌”은 우열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합창단 팀 하나하나가 자신들만이 낼 수 있는 개성 있는 표현으로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들에게 자긍심을 안겨준 반가운 소식은 세계합창계의 권위 있는 세계합창심포지움 및 합창축제에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이 대한민국 대표합창단으로 메인공연(8월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에 초대받아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은 사실이다. 이는 대전의 합창수준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의 합창단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시립청소년합창단의 장한모습을 바라보면서 대전이 우리나라 합창의 메카로 성큼 다가온 느낌은 나만의 생각일까?

심성식 : 대덕이노폴리스싱어즈 상임지휘자

침례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