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규 선생님께

지난주 공연 잘 보았습니다.
사실, 잘 본 것 이상이었습니다. 그 날 문자를 드릴려고 했는데 공연 끝나고 문자로 드릴 내용이 아니었어요.
그날의 감동을 몇 줄의 글로는 표현 할 수 없었습니다. 공연을 오랜만에 보기도 했지만,
제가 예상했던 이상이어서 끝나고 자리를 뜨기가 어려웠습니다.
우선 공연장이 바뀌고 처음 왔었기에 조명이나 음악 감상하면서 설명을 볼 수 있어서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읍니다.
학생들 실력은 뛰어나던데요,
선생님 저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실력이 왜 이렇게 훌륭한지 솔직히 흠을 잡을 수가 없네요.
거기에다 공연이 주는 재미는 갈수록 '크레센토'였습니다.
중간에 가곡 '산길'을 들을때는 무슨 생각을 했느냐하면요, 중2때 선생님께서 방학숙제로 가곡을
듣고 제목과 작사. 작곡자 이름 쓰는 숙제를 내주셨던게 생각났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없으니 그시간되면 꼭 라디오 앞에서 긴장하며 받아 적어야했죠.
제가 말을 잘 못알아들어서도 정확하게 듣느라 고생했습니다.
그때는 그 숙제가 왜 필요했는지 몰랐지만 살면서 그때만큼 가곡을 많이 들어본적이 없고요.
웬만한 가곡은 다 알게된것도 그 숙제 덕분이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요즘 학습에서 가장 아쉬운것이 저희 자랄때 했던 그 모든것들이 정말 아쉽습니다.
합창, 창작무용, 전시, 긴 시간의 노력이 필요했던 숙제, 바느질, 옷만들기, 체육.... 아쉽고 한편으로
저희세대가 그 어떤 세대보다도 감성을 배울 수 있던 복받은 세대였음을 생각했습니다.

2부 순서에서 연주하셨던 '까야마'(맞나요?)가 의미가 없는 말이므로 그 어떤 상상을 하며 들어보아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그것을 무엇으로 생각했냐면 '꿈'이라고 행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그때 중학교때의 꿈이 '파일럿'이었는데 그것은 이루기 위한 꿈이었다기 보다 막연하게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상상의 도구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때의 학교는 저한테는 너무 암울했거든요. (환경이요, 측히 화장실과 지하반 교실요....^^)
그런데 그때 저보다도 오히려 선생님게서 '꿈'을 말씀하시면서 이룰 수 있는 진짜 '꿈'을 꾸고계셨다는 것을
그 음악을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떠오르게한다는 그날의 주제대로 다시 떠오르는 꿈을 꾸고 싶습니다.
물론 요즘에 저도 꿈을 갖고 있습니다. 그 꿈들을 이루고 싶은 생각을 공연을 보면서 점점 강하게 확신하게 했습니다.
저는 요즘 먼저 걸어가는 길을 훌륭하게 만든 흔적들을 보며 감동을 주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되지마 그날 공연은
저를 가르치셨던 선생님 이시기에 더 큰 감동 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회근에 리모델링된 엘리베이터나 시설을
보고 세금이  너무 낭비되는거 아니냐고 하더군요(어디서 저런 영감같은 비판의식을 배웠는지 모르겠네요^^)
아마 신문에서 구청이나 시청의 호화시설을 비판하는걸 많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그래서 그랬지요.
"세금으로 하는 일 중에서는 용도 불필요한 시설은 할 필요가 없지만, 사람들에게 감동과 미를 보여주려고 하는
예술에 관련된 것에는 상한선이 필요없다고...."
감동을 받으려고 가는 곳에 그러한 시설이 도움이 되면됐지, 낭비를 보게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관객이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공연을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대전 시민의 혜택이라고 제가 무지하게 떠들고 다닐 것 같으니까요.
무덤덤한 저희 아들이 공연 끝나고 "엄마 재미있었어!" 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감동 받는 관객이 있으니 항상 화이팅! 하시고 더 좋은 공연 많이 보여 주세요. 감사합니다.

제자 윤oo 올림.
대성여중 1985년 20회 졸업생입니다.